전라남도 장성군의 축령산 휴양림 편백나무숲에 왔다. 편백나무 수백만 그루가 조림되어 피톤치드를 풍부하게 내뿜어 준다. 밤사이 전라도 지역에 10cm정도의 눈이 내렸다. 여름에는 인산인해인데다가 가끔 차도 다녀서 엉망이라는데 겨울숲은 고요하고 풍성했다.
축령산 휴양림 편백나무숲은 금곡, 모암, 대곡, 추암 등 여러 마을에서 올라갈 수 있는데 한밤중에 모암마을에 도착했다. 한밤중이고 눈길인 것이 걱정되어 깊이 위치한 숙소 대신 검색을 통해 깨끗해 보이는 축령스테이힐이란 곳에 머물렀다. 지은지 1년이 되지 않아서 시설은 깨끗했고 침대, 옷장, 의자 등 모든 가구가 편백나무로 되어 있어 방 안에 편백나무향이 그윽했다.
오전에 모암 주차장에 차를 대고 편백나무숲을 거닐었다. 마을에서 도로 제설 작업을 잘 해두어 운전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축령산 휴양림은 제주의 사려니숲길처럼 평탄하지 않다. 산 중턱의 임도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었다. 다른 방문객들은 대부분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었고, 스틱이나 스패츠도 있었다. 갈 수 있는데까지만 가자 생각하고 트레킹화만 신은채 올랐다. 기온은 살짝 영상이었고, 습설이 아닌 건설이어서인지 그렇게 많이 미끄럽지도 않았다. 오를만했다.
정말로 편백나무가 피톤치드를 내뿜어서인지, 공기는 너무나 맑았고, 숲은 조용했다. 나무와 계곡을 덮은 하얀 눈은 아름다웠다. 눈길을 오르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아침도 먹지 않았고, 체력도 강하지 않아서 한 시간 정도 걸어 우물이 있는 중턱까지 올랐다가 돌아내려왔다. 플라스틱 눈썰매를 준비해온 어린이도 보였다. 편백나무 사이로 개 한 마리가 자유롭게 노닐고도 있었다. 내려오면서 며칠 동안 머물러도 좋을 곳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에. 다음에 오게 된다면 모암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민박에 머물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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